결국에는 징계로 결정을 내린 것 같다. 무슨 근거로 징계가 내려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와중에도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 평소에 아주 진보적이고 혁명적인 인사들이 있다. 누군가의 정체를 밝혀낼 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에 침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자기와 동떨어진 사안에 있어서는 혁명분자도 그런 혁명분자가 없겠다.
정치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협의의 의미에서 당파 정략적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담은 채로 용어사용을 하자면, 이 사건은 일면 당파 정략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뉘앙스에 잇따르는 거창한 권모술수의 이미지는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정치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말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광의의 차원에서 정치적이라는 말을 생각해보게 된다. 광의의 정치개념에 있어서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정치에 포함되게 된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정치의 일상성이다. 정치가 아닌 것이 없다는 의미에서 정치개념을 논할 때 강조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평범한 것들로 강조점이 옮아간다.
학생들의 관심은 물론 외부언론의 관심은 이번 사건에 더욱 집중되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전에 있었던 승진거부 사태가 더욱 중요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본다. 일상적 정치의 차원에서 보자면, 현재 내려지고 있는 감봉은 경제적 차원의 제재이지만, 승진거부 관련 사안은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될 여지가 있는 정치적 제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