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길더러스, <<역사와 역사가들>>. 역사철학관련 서적이다. 주안점을 두고 읽은 부분은 역사학의 방법론에 관한 논쟁들. 저자는 역사 연구자들을 방법론적 차원에서 실증론자와 관념론자로 나누고 그 둘 간의 대립으로 방법론에 대한 서술을 끌어 나간다. 실증론자들은 자연과학과 비슷하게 객관을 강조하고 역사에 있어서 일반법칙을 정립하고자 한다. 관념론자들은 인간의 과거 행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인간행위의 외부(객관적 사실) 뿐만 아니라 내부(어떤 행위가 어떤 의미로 행해졌는가)에 대해서도 탐구해야 하며, 때문에 당시의 심성, 정신세계 또한 탐구대상이기 때문에 자연과학의 방법론만을 이용하는 것은 그릇되다 비판한다. 역사연구에 있어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라는 모토는 이점에서 실증론자들만의 모토가 아닌데, 실증론자들은 일반법칙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하지만, 관념론자들은 오히려 인간의 내부까지를 포함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규명하며 미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 과거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외부를 사유함에 있어서는 실증론자들의 방법론이 과거를 규명하는 한 단면이며, 인간의 내면에 있어서는 관념론자들의 방법론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관념론자들의 과거의 심성이나 문화탐구에 있어서 정신분석학과 역사학이 만나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역사철학에 있어서 프로이트에 대한 서술도 다루어진다. 실증론자들과 관념론자들의 차이는 그 방법론 뿐 아니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지의 여부에서도 갈라지겠는데, 실증론자들은 자연과학처럼 예측 가능한 것으로 보았고, 관념론자들의 경우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 “점 칠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 경우 미래는 학문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과 믿음의 문제로 넘어간다. 이와 비슷하게 정신분석학에 있어서의 주요 개념들 또한 증명 불가능 하기 때문에 실증론자들과 대립하게 되는데, 이들의 논쟁 또한 정신분석학의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결과론적 측면을 강조하는 회의론자들의 입장이 저자가 보기에 설득력을 갖는 입장이다. 내가 보기에 이 둘(역사학과 정신분석학)은 실천적 진리관에 정합하는 것 같다.
마크 길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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