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한동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와 한동대학교에 개설된 근현대사 강의를 맥락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강에 대한 평가
총학생회에서 주최한 한홍구 교수님의 열린강의실 강의를 마지막으로,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논란에 관련한 특강도 모두 마쳐 졌군요. 국제정치학회에서 초빙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님께서 하셨던 특강은, 철저하게 사료에 기반을 둔 실증적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님의 강의는 ‘뉴라이트라는 세력등장의 정치적 맥락’과 ‘뉴라이트가 주로 주장하는 국가 정체성 규정에 대한 비판논리’에 대한 강의가 주요 주제였습니다. 한쪽에서 실증주의의 입장에서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를 비판했다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보다 정치적 해석으로 이를 비판해 내었습니다. 두 강의 내용이 서로를 보완하여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라는 주제에 대한 ‘완결성’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대안교과서 논쟁의 교육학적 측면
저는 역사라는 것은,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성격 중에서 강조되는 ‘현재성’과 ‘주관성’ 이 빠질 수 없는 이유는, 역사의 성격 중에서 또한 빠질 수 없는 ‘사실성’과 ‘객관성’ 만큼이나, 역사를 바라보는 현재의 인간들이 내리는 평가 또한 주요한 요소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평가’를 위한 ‘사실’을 정치권력이 은폐하려 하는가 하면, 또 교과서로 다양하게 표현될 다른 ‘평가’들을 정치권력이 억압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현재 역사학계는 정치권을 향해 역사학의 편향성 문제는 학계가 해결하도록 내버려두라고 말하고 있다지요?
저는 이번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 논쟁이, 비단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문제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도 보여주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력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교육을 국민세뇌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한국교육의 고질적 문제로 손꼽히고 있는 ‘주입식 교육’에 대한 문제점과도 관련이 있겠지요.
우리의 경우에 있어서의 역사의 문제와 교육의 문제
저는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뉴라이트 대안교과서와 비슷한 문제들이 한국의 교육기관인 한동대학교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대외적 선전에 대표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몇몇 역사적 사실들도 보는 사람들마다 다른 여러 가지 평가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소수목소리를 우리는 더 이상 들어 볼 수가 없을 만큼 먼 이야기가 되었지요.
얼마 전에 이번에 당선된 총학생회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전교생 한스트가 잠깐 비판된 적이 있었는데, 저는 전교생 한스트에 대한 비판 지점도 이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공동체성을 강화시킬 ‘전교생 한스트’라는 제도 자체는 어쩌면 좋은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의 간증이라고요? 누가 간증하는 어디의 역사?
하지만, 결국 이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근본 지점은 어느 ‘평가’가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평가’들이 공존할 수 있는 여유와 자유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교수님의 견해에 대한 질문자체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옹졸한 태도들? 질문을 이단시하는 태도들? 세속의 학문으로 치부해 버리는 폐쇄적 태도들? 자유롭게 생각해볼 여지조차 없는 그 무언가?
다양한 입장들의 공존을 위하여…
결국 이러한 다양한 공존을 위한 시작지점은 각자가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여러 사건들을 판단하는 주체성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저는 그러한 주체성을 위한 시작지점이 자신의 사고를 조정하고자 하는 시도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책 한권을 추천해 보고자 합니다. 바로 파울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입니다.
파울로 프레이리는 문맹퇴치운동을 하면서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한 교육사상가입니다. ‘은행 주입식 교육’을 반대하고, ‘문제 제기식 교육’을 통해 교육자-피교육자 모두 인간화 되자고 주장합니다. 대화와 토론을 통한 교육을 주장하는데, 언뜻 보기에 건전해 보이는 주장을 담은 이 책이, 한때 우리나라에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하였으며, 프레이리는 체제 전복 혐의로 국가에서 추방당하기 까지 했다네요.
저는 그만큼 프레이리의 교육론이 가지는 현실비판력이 강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 또한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의 교육현실에 던지는 비판력 또한 강하다고 봅니다. 학우 여러분들도 프레이리의 [[페다고지]]를 읽으면서, 교육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우리도 피교육자인 학생이니까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