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동인으로서의 자의식 없습니다. 한동대학교 나온거 밝힐 일 없습니다. 전형적 한동인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그런 모습은 저로서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대학은 죽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지방대 사례로 한동대 사례 넣고 이야기 합니다. 질문과 토론, 배움은 없고, 엄마에게 달려가 수업시간에 정치이야기 한다고 꼰질러서 교수가 징계먹을뻔한 그 사건 말이지요.
한동대가 조만간에 대학으로서의 문을 닫으리라는 전망도 수긍합니다. 출산률은 낮아지고 대학은 통폐합 될겁니다. 우리 사회 일반에서 대학을 판단하는 기준은 대학 재단의 재산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취업을 얼마나 잘 시키는가, 돈 잘 벌어내는 인재들 얼마나 많이 배출하는가 입니다. 한동대 재단은 돈 없고, 취업률 계속 떨어지고 있답니다. 혁신적 교육실험, 요즘은 최초로 한다고 해서 의미 있지 않습니다. 다른 대학 다 따라해서 한동대보다 더 잘 하고 있지요. 승부는 뻔합니다. 한동대는 순위에서 밀릴테고 통폐합 대상이 될겁니다. 저는 차라리 한동공동체가 대학이 아닌 공동체를 구상해야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리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말이 여러 분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겠습니다만, 저는 한동대 리더들이 그 말 진심으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Global Leader는 세상을 자기 뜻대로 이끌면 될 것이지 세상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실무형 인재는 시키는 일만 잘 하면 될 것이지 세상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취직시켜놓으니 일을 잘해서 기업들이 학생들을 좋아하여 취업률 높다고 대학 홍보했습니다. 사실 한동대학교가 홍보한 세계변혁의 방법은 가슴뜨거운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거 아닙니다. 자기가 위치한 자리에서 하나의 부속품이 되어 체제를 유지하는 것. 그러니까 그곳에서 배운 학생들이 생각하는 세계변혁의 방법도 그러한 방법입니다. 공론장에서 세계를 변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정말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며 입닥치라 말합니다.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일 열심히 하느라 공론장에서 의견 낼 여유 없다고 말합니다. 말하는 자들은 낙오자, 패배자, 쓰레기, 잉여일 뿐입니다. 말하는 사람들 프로필 보고는 ‘뭐 다 딱히 employed 되있는것 같지도 않구…’라고 말하지요. 사실 한동대학교가 만들어내는 인간상들은 이런 사람들입니다. 졸업생 재학생 할 것 없습니다. 독재도 찬양하고, 자기 자리 잘 지키라고 훈수질도 잘합니다. 학교가 말하는 한동대학교의 정체성의 본의는 이러합니다. 정체성에 대해 질문 던지시겠지만, 많은 한동대 출신들은 학교 정체성을 두뇌가 아니라 제 몸으로 체득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말이 필요한 시대도, 말이 통하는 시대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말하는 것은 악다구니가 일어서 입니다. 저는 한동대 총장청빙 공고가 신문 지면에 난 것을 읽고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여기 여러분들은 어떤 존경스러운 분이 총장이 되면 좋을까 고민하지만, 저는 어떤 존경스러운 분들이 제발 총장청빙 공고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그 총장청빙 공고는 알바몬, 알바천국, 벼룩시장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광고의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수협의회에서 발표한 글은 그것을 폭로합니다. 교수들이 제안한 질문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조직도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글로발하게 비교해서 너무나도 수준 이하 입니다. 자칭 글로발 하지만, 총장청빙 과정은 너무나도 아마추어적입니다. 그런 부끄러운 집단에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을 추천하겠다고요? 그건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에 대한 모욕입니다. 저는 제가 존경하는 이를 총장 자리에 앉히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이는 존경스러운 자리에, 스승은 스승의 자리에 두어야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스승을 총장의 자리에 두거나, 존경스러운 이를 총장의 자리에 두는 것은 옳은 처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총동문회 페북에서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총동문회 페북에서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통하지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군자도 아니면서 군자는 말을 아낀다는 말을 상시 되뇌입니다. 그럼에도 군자가 아니기 때문에 또 다시 입을 뗍니다. 제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과 그들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확연하게 다릅니다. 그리고 사실 차라리 그들의 방법이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었으며, 이미 바꾸었는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더욱 현실에 맞는 판단인 듯 싶습니다. 저는 이런 현실에 악다구니가 납니다. 소통이요? 차라리 그들을 파괴하고 싶습니다.